「지하의 종족과 태양의 시험」

드워프 전사 브루크는 헬멧을 벗자마자 찡그린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아...  이래서 내가 지상 임무는 싫다니까.”


두꺼운 갑옷 아래로 흐르는 땀, 찬란한 햇살 아래 눈을 찌푸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었다.


태양의 저주로 드워프는 지하에서 태어나 지하에서 싸운다.


햇빛 아래서는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피부는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 조금만 더 가면... 말 그대로 구워지겠군.”


그는 허리에 찬 작은 가죽 파우치에서 익숙한 병 하나를 꺼냈다.


이세계포션상점  – 태양빛 차단포션


병의 라벨은 태양 마크와 함께 ‘바르는 타입’이라고 적혀 있었다.


브루크는 헛웃음을 지었다.


“포션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바른다고?”


그는 병을 열고 나오는 연고를 피부에 문질렀다.


바른 피부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화끈거리던 이마와 볼, 목덜미가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이거… 괜찮은데?”


피부에 얇은 막이 생긴 듯, 태양빛이 닿아도 따갑지 않았다.


브루크는 한 번, 두 번, 점점 더 익숙한 손놀림으로 태양에 노출된 부위에 포션을 발랐다.


지상에서의 일은 아직 낯설지만,


이 포션 덕분에 그는 싸울 수 있었다.


그날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브루크는 자신보다 더 새빨개진 동료들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왜 안 발랐어? 이거 없었으면 나도 지금 불판 위 고기 신세였다고.”


‘태양빛 차단포션’은 그날 이후 지상 출정 드워프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마시는 게 아닌, ‘바르는 생존 포션’으로 말이다.